반응형 일본26 국도 4호선 '거리의 성자(聖者)' 내가 일하는 회사는 도쿄 다이토구의 이리야(入谷)에 위치해 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밤늦게까지 잔업하고 퇴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렇게 자정 너머 퇴근할 땐 이리야에서 미노와로 가는 국도 4호선을 지난다. 그 때마다 밤12시부터 새벽 2시까지 도로 바로 옆 인도에서 야간식별용 형광조끼를 입고 LED형광봉을 규칙적인 리듬에 맞춰 흔드는, 70대 노년 여인을 본다. 4년전 그를 처음봤을 땐 공사안전요원인 줄 알았다. 실제로 그 옆에는 야간 수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사와 그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공사가 없는 날도 그는 같은 복장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나와 형광봉을 마치 춤추듯 흔들어 댔다. 정신이 약간 이상한 사람, 혹은 그냥 심야에 잠이 안 와 운.. 2022. 10. 25. 일본의 환율개입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 1달러당 엔환율이 151엔이라는, 버블 시기에 해당하는 1990년 8월 이후 32년만의 엔저현상을 기록하자 어제(2022년 10월 22일. 한국시간) 자정을 기해 일본은행과 재무성이 달러를 팔고 엔을 사들이는 직접 환율개입에 나섰다. 오늘 아침만 하더라도 일본정부는 개입 여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시기(타이밍)와 그 물량공세를 본다면 절대 기관투자가가 행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152엔까지 근접했던 것이 환율개입으로 인해 두어시간 동안 공방전을 펼치며 146엔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10월 23일 자정 현재는 다시 달러당 147.69엔으로 내려옴.) 현재로선 지난 9월 22일에 있었던 환율개입과는 달리 정확한 달러매도액을 추산하기 힘들다. 9월 22일의 경.. 2022. 10. 23. 일본 최단 재임 총리에 대해 알아보자. 10월 20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45일만에 전격사퇴한 김에 일본의 최단기 재임 총리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았다. 먼저 일본인들이나 일본정치에 관심많은 한국인들은 아마 하타 쓰토무 총리로 알고 있을 확률이 꽤 높다. 하지만 하타 쓰토무 총리는 64일로 2위이다. 그럼 하타 총리를 이긴 1위는 과연 누구일까. 정답은 '히가시쿠니노미야 나루히코' 총리인데, 이 양반의 재임기간은 불과 54일(1945년 8월 17일부터 그 해 10월 9일까지)이다. 이 사람이 가진 또 하나의 기록은 최단기간 "육군대신"으로 딱 일주일 했다. 이름과 그 시기에서 보다시피 구황족 출신으로 당시 그가 맡았던 임무는 '패전처리'였다. 그래서 그의 내각을 '종전처리내각'이라 부르기도 한다. 근데 또 웃긴 게 사람 자체는, 당시.. 2022. 10. 21. [단독] 아베마스크 스캔들의 '유스비오' 대표는 누구인가. ‘아베노마스크’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일본정부가 총예산규모 466억엔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구당 천마스크 2매 배부’ 정책을 결정했던 3월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마스크 수급부족 사태가 계속되고 있어, 세탁 후 재사용이 가능한 천마스크를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 3월초 전국일제휴교 요청을 내린 상황과 비슷하다. 휴교요청 당시 교육소관 부서인 문부과학성이 깜짝 놀랬던 것처럼 이번에는 후생노동성이 허둥지둥됐다. 사전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베노마스크 정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예산도 금방 책정됐다. 가구당 2매와 면적 문제로 숱한 패러디를 낳았고 지금도 저품질 등을 이유로 비판받고 있지만, 아무 것도 안하는.. 2020. 4. 28. [단독] 아베마스크에 드리워진 의혹... 전후 최대의 슈킹? 다시 한번 시계를 과거로 돌려보자. 일본은 1월 16일 첫 감염자가 가나가와현에서 발생한 이후 4월 8일까지 약 3개월에 걸쳐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3월 25일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연기가 결정되고, 3월 29일 시무라 켄이 죽으면서 긴급사태선언을 긍정하는 사회적 여론이 높아졌지만 그로부터 열흘이나 지난 4월 8일 아베 신조 총리는 도쿄를 비롯한 7개 도부현(都府県)에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하지만 도쿄도 등 7개 지역의 실제적인 휴업 및 외출자숙 요청은 그로부터 사흘이나 지난 4월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됐다. 촌각을 다투는 시기일수록 '하루'의 무게감은 남다를 것인데, 그 아까운 시간을 허망하게 보내버렸다. 이후 전문가회의는 사람간의 접촉율을 평소의 20% 수준으로 유지해야 이 코로나19 바이.. 2020. 4. 27. 통계 데이터를 통해 본 日 코로나19 만연 근거 어찌되었건 4월부터 일본정부가 PCR 검사를 확실히 조금씩 늘리고 있으니 데이터가 쌓이긴 한다. 여전히 며칠 늦은 집계이고 시기도 다르지만(4월 6일까지의 집계와 4월 10일까지의 집계가 혼재돼 있는 상황) 그래도 이 후생노동성은 집계 데이터는 각 지자체의 집계와 일치하니 신뢰성이 확보된 자료라고 하겠다. 단, 전체 양성자 확진 자료는 여전히 중구난방인지라 여기서는 빼겠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도 헷갈리니까 뺀다. 먼저 아래 링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자 수와 PCR 검사 실시 인원수(1월 15일 - 4월 10일)'인데 도쿄를 비롯해 몇 개 지역의 구체적인 숫자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양성자/검사자를 먼저 쓰고 (확진율%) 순으로 쓰겠다. https://www.mhlw.go.jp/c.. 2020. 4. 12. 도쿄 코로나19, 진퇴양난에 빠지다. 4월 8일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되고 7개 도후현 중 6개 도후현이 반발했지만 사흘이 지난 지금 도쿄도, 지바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등 이른바 수도권 광역지자체는 중앙정부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물론 마지막까지 도쿄도의 고이케 유리코 지사는 아베 총리와 줄다리기를 하는 인상을 줬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퍼포먼스로 보는 것이 좋다.7월에 도쿄 도지사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앙의 상명하달에 굴하지 않는 이미지를 심고 존재감을 높이려는 그 행위 때문에 3일의 귀중한 시간을 버렸다. 어차피 11일부터 문을 닫아야 하니 8일부터 10일까지 경쟁적으로 가게들이 문을 열었고 호객행위도 오히려 적극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 3일간 도쿄 코로나19 감염자는 144명, 178명, 189명으로 연일 기록을 갱신했.. 2020. 4. 11. 일본 국민성도 정말 대단하다. 아무리 긴급사태선언이라 하더라도 법적 구속력이 없고, 또 도쿄의 경우 아직 휴업 시설 지정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밤거리나 파칭코 등에는 사람이 좀 있을 줄 알았다. 점심시간에 잠깐 상황보러 들렀던 아사쿠사 ‘이글(Eagle)’ 파친코는 기계를 아예 물리적으로 거리를 둔 채 영업하고 있었다. 무슨 말이냐면 한두대 건너 한대 식으로 전원을 꺼 둬 아예 손님들이 놀지 못하게 했다. 어차피 손님도 없으니까, 혹시라도 가게를 찾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사회적 거리를 두게끔 조치한 것이다. 저녁에는 우리 회사가 운영하는 식당이 4/23까지 휴업하기 때문에 재고처리를 위한 식사회를 가졌다. 3시간 동안 먹고 길거리에 나섰는데 정말 한산했다. 천하의 우에노 나카마치 도오리가 말이다. 또 히비야센 우에노 역은 22:3.. 2020. 4. 9. 소프란도 공사대금을 못 받는 상황에 봉착하다니... 요즘 일본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상황 때문에 여러 매체에도 출연하고, 글도 정말 많이 쓰고 있다. 라디오 방송에선 다들 작가라고 소개를 한다. 하긴 에세이나 번역서도 몇 권 썼고, 특히 작년에는 이라는 소설까지 출간했으니 이 호칭이 아예 틀린 것은 아니다.하지만 나는 공무점(工務店)을 운영하는 경영자라는 본업이 있다. 공무점이라고 말하면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오는 한국인들이 있다. 공무가 주는 느낌 때문인지 몰라도 내가 행정관련 일을 한다고 계속 생각한 사람도 있다. 쉽게 말하면 인테리어업이다. 하지만 전기, 수도, 가스같은 라이프라인에 관련한 설비도 다루기 때문에 목수를 중심으로 한 내장(内装) 위주의 인테리어업에 비해 일의 범위가 조금 넓다.이 일의 성패는 일을 많이 따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2020. 4. 9.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