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되었건 4월부터 일본정부가 PCR 검사를 확실히 조금씩 늘리고 있으니 데이터가 쌓이긴 한다. 여전히 며칠 늦은 집계이고 시기도 다르지만(4월 6일까지의 집계와 4월 10일까지의 집계가 혼재돼 있는 상황) 그래도 이 후생노동성은 집계 데이터는 각 지자체의 집계와 일치하니 신뢰성이 확보된 자료라고 하겠다. 단, 전체 양성자 확진 자료는 여전히 중구난방인지라 여기서는 빼겠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도 헷갈리니까 뺀다.
먼저 아래 링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자 수와 PCR 검사 실시 인원수(1월 15일 - 4월 10일)'인데 도쿄를 비롯해 몇 개 지역의 구체적인 숫자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양성자/검사자를 먼저 쓰고 (확진율%) 순으로 쓰겠다.
https://www.mhlw.go.jp/content/10906000/000621071.pdf
홋카이도 239/2690(8.9%), 사이타마 325/1973(16.5%), 치바 375/1691(22.2%), 도쿄 1717/5660(30.3%), 가나가와 425/2600(16.3%), 오사카 697/2133(32.7%), 아이치 313/3990(7.8%), 후쿠오카 224/4109(5.5%), 효고 316/3691(8.6%) 이다.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된 7개지역과, 제일 처음 대량집단감염이 일어났던 홋카이도와, 실제로는 6번째 감염지역이지만 경제적 정치적 판단으로 배제된 아이치현을 넣은 아홉개 지역의 4월 9일 현재 상황이다.
앞서 말했듯이 일본은 4월 1일부터 적극적으로 검사 수를 늘리기 시작했다. 후생노동성이 취합한 '국내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한 PCR 검사 실시 상황 보고서'(결과 판명일를 베이스로 취합)를 보면 3월 29일까지 일일 2천여건에 불과했던 검사 건수가 3월 30일 3,144건을 기점으로 확 증가한다. 아참 다시한번 말하지만 실시인원수가 아니라 실시건수이다. 즉 검사자 수 보다는 많은 수치가 나오며 이는 일본전체지역의 객관적인 PCR 검사 캐퍼시티를 나타내는 능력치라고 할 수 있겠다.
첫 자료를 살펴보면 3월 31일 4002건, 4월 1일 3976건, 4월 2일 4790건, 4월 3일 5474건, 4월 4일 5483건, 4월 5일 3347건, 4월 6일 4769건, 4월 7일 6427건, 4월 8일 7076건, 4월 9일 6596건으로 나와 있다.
이 자료는 두번째 자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PCR 검사 1일당 실시 가능 횟수(토도후켄별)'와 크로스체크가 가능한데, 후자에서는 4월 6일 현재 1일 최대 캐퍼시티를 4899건이라고 명시해 놨다. 실제로 4월 6일 검사 건수는 4769건으로 되어 있고, 4월 7일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
이 공식자료를 통해 두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는 일단 일본정부도 PCR 검사를 3월까지의 일일평균 1천 300여건이 4월 들어서는 일일 평균 5천건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3-4배 정도 검사량이 늘고 있다. 두번째는 아베 총리가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다. 아베 총리는 3월내내 일일 6천건-8천건의 검사가 가능하다고 말했으며 4월부터는 하루 2만건의 검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보다시피 4월 6일 현재 4899건이 최대치이며, 그 이후도 4월 8일의 7076건이 최대이다. 아베 총리의 이러한 거짓말에 대해 일본언론이 아무도 제대로 지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신기하긴 하지만, 이거야 그냥 넘어간다고 치고... 문제는 검사량이 늘고 있는데 확진율이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그야말로 일본만의 독특한 특징이고, 또한 역으로 이렇기 때문에 이미 일본은, 특히 도쿄 등 대도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만연돼 있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불러 일으킨다.
보통 PCR 검사수를 늘리면 확진율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경로파악을 통해 집단감염 지역을 선정, 그 안의 밀접접촉자를 대량으로 검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이 있었다는 사람들을 검사하고, 어떨 때는 그 지역을 통째로 검사한다. 독일이 매주 30만 이상을 검사하고, 한국도 한때 일일 2만 가까이 검사했었다. 당연히 확진율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가령 한국이 시행했던 신천지 교인 30만명 전수조사가 그런 것인데 그래도 확진율은 1% 수준인 3천여명이 나온다. 일본도 그런 감염경로 위주로, 즉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조사하는 지역이 있다. 니이가타현은 1587명 검사한 결과 41명(2.6%)이고 돗토리현은 299명 검사해서 현재 1명, 즉 0.3%의 확진율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위의 9개 대도시 지역을 보면 알겠지만 검사를 늘리니 오히려 확진율이 확 늘어나 버렸다. 일본의 양대 도시인 오사카와 도쿄는 각각 32.7%와 30.3%의 확진율을 기록하고 있다. '검사를 늘리자 초기 확진율이 높아졌다'를 초기에 증명했던 도시들, 이른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스페인 마드리드, 미국 뉴욕 등이 그 이후 어떻게 됐는지 더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설상가상으로 도쿄나 오사카는 이미 감염자의 절반이상이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시중에 만연(蔓延)되어 있지 않으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다고 본다. 그래도 일본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다사키 시로 씨 같은 저널리스트는 사망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만연은 아니라고 한다. 그 근거는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에서의 답변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들은 일일이 CT를 찍고 있으므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인지 아닌지 체크가 가능하다"이다. 그런데 비록 익명이긴 하지만 의료일선에 근무하는 것이 확실해 보이는 수많은 복수의 사람들은 CT검사를 할 때도 하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누구 말이 신뢰가 가는지 나도 모르겠다. 아베 총리는 거짓말 전과가 너무 많고, 의료일선에 있어보이는 사람들은 일단 익명이니까. 자 그럼 둘다 못 믿겠다고 가정하고, 순수하게 확진율만 높고 보면 위와 같은 결과가 도출된다.
팩트는, 도쿄는 4월 6일 현재까지도 일일 최대 검사량은 220건에 불과하고, 옆 동네 치바(하루 564건 가능)에 부탁해서 하루 평균 350건 정도의 PCR 검사가 가능하게 됐는데, 요즘 들어 하루에 180명 이상씩 확진자가 나와 확진율이 점점 올라가는 추세에 있고, 확진자의 70% 이상은 이제 감염경로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연을 짐작하는 근거로 지금 상황에서 이보다 더 확실한 팩트가 어디 있을까 싶다. (물론 일본정부가 공격적으로 검사량을 늘리면 만연됐는지 아닌지 확실히 알 수 있지만 절대 그럴 것 같지 않으니까 현재 나와있는 정부 자료를 토대로 이렇게라도 짐작해보는 것이다.)
솔직히 일본의 확진자 수가 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는, 일본정부를 무한정으로 신뢰하며 정부가 말하는 것 이외의 모든 뉴스는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그나마 배웠다는 사람들은 이런 정부부처의 공식 수치는 제대로 확인해 보고나 있는지 의문이다. 됐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스스로 조심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강력하게 철저히 지킬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