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3월 31일 하루에만 242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이는 1월 16일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이래 처음으로 일일 200명을 넘어섰고,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일본도 감염자 수가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유럽 및 미국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일본은 제외국들에 비해 대처가 훨씬 늦어 아무리 일본국민들의 생활습관이 위생적이라 할 지라도 그 타격은 심상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며, 국가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다.
다음 자료는 3월 19일에 발표된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전문가회의(이하 '전문가회의')가 발표한 보고서이다. 제목은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상황의 분석 및 제언"이다. 총 19페이지로 되어 있는 이 자료는 다음 후생노동성 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 보고서를 읽어보면 8페이지의 다음 문단들이 가장 핵심이 아닐까 싶다.

5.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오늘 우리들이 검토한 이 감염증의 감염자 수 데이터는, 감염으로부터 발병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잠복기간과 발병 진단을 받아 '보고'까지 필요한 기간을 포함해 약 2주전의 신규감염 상황을 알아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즉 어딘가에서 무증상자에 의한 클러스터(환자집단)가 단속적으로 발생하며, 이것이 대규모 및 연쇄적으로, 즉 오버슈트(폭발적 환자급증)가 된다 하더라도 사전에 그러한 조후를 발견하기 힘들며,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제어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이 감염증 대책의 어려운 부분입니다.
만약 오버슈트가 생겨난다면 유럽에서 보는 것과 같은 그 지역에서의 의료제공 체제는 붕괴상태가 될 것이며, 감염증 뿐만 아니라 통상적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다른 환자들까지 구제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폭발적인 환자 급증이 생겨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의 나라들은 몇주간 도시봉쇄를 하거나 강제적으로 외출금지를 하고 생필품 이외의 점포를 폐쇄하는 등 이른바 '락다운'으로 불리는 강경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이 두 문단을 보면 첫 문단에서 오버슈트가 가지는 위험성을 말하고 있고, 두번째 문단에서는 락다운을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아베 총리는 2월 16일 첫 전문가회의를 소집한 이후 시종일관 '전문가회의의 견해를 따르겠다'고 말하고 있으며 실제로 각종 국회답변에서 이와 같은 보고서를 인용한다. 그렇다면 위의 중요한 내용이 나오자마자 3월 20일-22일간의 삼일 연휴에 대해 다시 한번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유의 발표를 했어야 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일단 계속되는 외출자제 요청으로 시민들이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두번째로 벚꽃구경(하나미) 시즌이다. 마지막으로 아베 총리가 3월 14일 국민들에게 외출자제를 요청해놓고 본인은 매일같이 외식을 했고, 아베 아키에 부인도 이 삼연휴 동안에 지인들과의 회식에 참여했다. 외출자제 등의 요청이 별로 설득력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게다가 문부과학성도 그때까지 진행되고 있던 휴교조치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지 않고 각각의 판단에 맡긴다고 했다. 이러다보니 보통 시민들도 밖으로 나가버린 것이다. 실제로 이 기간동안 우에노 공원에 십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뛰쳐 나왔고 신바시, 긴자, 시부야, 신주쿠 등 도쿄 도심의 모든 번화가가 엄청난 인파로 넘실거렸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19일 전문가회의가 분명히 경고를 했었다. 아베 총리가 긴급회견을 가지고 한마디만 말했다면 말 잘 듣는 일본인들이 밖으로 나갔을리가 없다. 그런데 정부는 아무 말이 없었고, 결국 다들 나가버렸고 그로부터 10일이 지난 3월 31일 242명의 최대 확진자가 발생했다. 역산해보면 딱 삼연휴 시기이며, 만약 이 삼연휴가 문제라면 앞으로 며칠간은 확진자가 매우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지도자의 신속한 판단이 중요한 이유다. 삼연휴 전의 19일날 나온 이 전문가회의 보고를 세심히 살펴 읽었다면 더더욱 조심했어야 했는데, 아베 총리는 그러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기간동안 아베 아키에 부인도 다수의 사람들과 회식을 하며 벚꽃구경(비록 식당안의 벚꽃이라지만)을 즐겼다. 이러한 아베 총리의 언행과 판단이 앞으로 교정될 수 있을까?
다 됐고, 아무튼 도쿄가 2, 3주후 뉴욕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모든 책임은 3월 19일의 아베 총리가 져야 할 것이다.
